警告

ヴォクスノク

오늘 밤만이라도…

1화
피가로
자, 오늘은 이 와인으로 할까.

미틸
피가로 선생님, 미틸입니다.
오늘 아침에 가르쳐 주셨던 마법을 다시 한번 가르쳐 주셨으면 해서요……, 들어가도 될까요?

피가로
아…… 미틸에게 들키면 혼나니까 와인은 잠시 미뤄둬야겠네…….
응─, 잠깐만 기다려─.

피가로
그래. 들어와도 돼, 미틸.

미틸
……피가로 선생님. 뭐 하는 중이셨나요?
뭔가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요.

피가로
응? 그랬어?
책을 꺼내려고 책장을 움직였으니까, 그 소리가 아닐까.

미틸
…….
그럼 책장을 확인해도 될까요?

피가로
미틸, 그렇게 차가운 눈으로 보지 말아 줘.
마치 내가 나쁜 걸 숨기기라도 하고 있는 것 같잖아.

미틸
하지만, 선생님 왠지 수상한데요.
또 저 몰래 술을 마시려고 하셨던 건 아닌가요?

피가로
흐음, 미틸은 나를 의심하는구나.

미틸
ㅁ, 뭐예요. 그렇게 가까이 다가와서…….

피가로
역시.

미틸
?

피가로
미틸, 너…….

미틸
피가로 선생님?

 

2화

피가로
미틸, 너…….

미틸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감기에 걸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미틸.

미틸
엑! 감기, 라고요……?

피가로
그래. 미틸은 감기에 걸리면 고열이 나고 기침이 멈추지 않게 되니까, 주사를 놔야겠네.

미틸
주사……

피가로
자, 팔을 내밀어.

미틸
피가로 선생님, 저 감기 같은 건 걸리지 않았어요!

피가로
아니, 나는 알아, 미틸. 
너는 감기 기운이 있으면 코가 빨개지고 볼이 화끈거려.

미틸
그럴 수가……. 몸도 전혀 나른하지 않은데.

피가로
어라, 미틸은 주사가 무서운 걸까?
괜찮아, 피가로 선생님이 상냥하게 놔줄 테니까.

미틸
주, 주사 정도는, 참을 수 있다구요!
저번 주사도, 저는 울지 않았어요.

피가로
그래? 정말로?

미틸
……하지만, 역시 오늘은 그만둘까. 선생님 주사, 엄청 아프니까…….

피가로
응, 미틸은 착한 아이다.
주사는 그만두고, 잘 듣는 약을 처방해 줄 테니 얼른 방으로 돌아가서 쉬렴.
얼른 방에서 쉬지 않으면, 큰 바늘 주사를 맞아야 하니까.

미틸
ㄴ, 네!

피가로
휴……. 미틸은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무심코 너무 놀려버리게 되네.
뭐, 사과는 다음에 하기로 하자.
그럼, 기분을 가다듬고.

미틸
피가로 선생님, 약 받는 걸 잊어버려서…….
아……!

피가로
아.

미틸
피가로 선생님, 그 손에 들고 계신 건…….

피가로
이야, 지금 딱 이 약을 미틸에게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단다.

미틸
……진짜!
또 그렇게 저를 속이려고 하다니, 그렇게는 안 돼요!

피가로
속이다니 너무하네.
술은 어떤 약보다 낫다는 속담도 있을 정도로, 영양 좋은 거라구?

미틸
또 그렇게 얼버무리시려고!
이거 말고도 숨겨둔 술 전부 내놓으셔야 해요!

피가로
……아─아. 잘 넘긴 줄 알았는데.

 

카드 에피소드 [남다른 즐기는 방식]

현자
피가로, 얼마 전에 몰래 숨겨둔 술을 미틸이 찾아냈다면서요?

피가로
맞아. 일단 얼버무리려고 했는데, 혼나버렸지 뭐야.

현자
그런 것치고는 기뻐 보이네요.
피가로는 미틸에게 혼나는 걸, 조금 좋아하죠.

피가로
알아?

현자
네. 못난 아빠처럼, 혼날 때 히죽히죽 웃고 있어요.

피가로
그렇다니까.
"아 진짜─" 라든가, "안 돼요" 라든가. 지금까지 별로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라든가, "제발 목숨만은" 같은 말은 자주 들었었는데……

현자
(자주 들었구나…….)

피가로
지금은 "용서해 줘"라고 말하는 게 재밌단 말이지.
혼나는 게 즐겁다니, 나 의외로 괴롭힘 당하는 걸 좋아하는 걸까?

현자
어, 어떨까요…….
(피가로는 틀림없이 대단한 사디스트라고 생각합니다만…….)
피가로에게 있어서 미틸은 어떤 존재인가요?

피가로
어린아이와는 좀 다르겠다.
예를 들어서 내가 순종적이고 커다란 개 흉내를 낸다고 했을 때, 가장 주인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아이야.
날카로운 송곳니나 강력한 턱을 숨기고, 쓰다듬어지거나 꾸중을 듣거나 훈육을 받는 것을, 사랑을 담아서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려나.

현자
남다른 즐기는 방식이네요…….

피가로
어린애들은 모르겠지.
스노우님이나 화이트님이 아이들 놀이에 끼어들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거야.
경외심이나 존경에는 이제 질려버렸단 말이지.
너에게도 가끔, 주인 역할을 시켜줘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