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告

ヴォクスノク

1화

형형색색 초콜릿으로 꾸며진 코코씨의 방에서, 우리는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현자
시노, 리케. 아까 두 사람은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죠?
저 깜짝 놀랐어요.

빨간 초콜릿을 집어들면서, 나는 같은 소파에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시노
아까라고?

현자
그, 시노가 『아』 하고 입을 벌렸던 거나, 리케가 저한테 초콜릿을 먹여줬던 거요.

리케
후후. 그것은 저와 시노의, 무척 중요한 작전이었습니다.

현자
작전이요?

시노
어. 너를 향한 코코의 마음을 확인하려던 작전이야.
하지만 코코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어째서지? 모처럼 내가, 어른의 색기라는 걸 보여줬는데.

리케, 현자
어른의 색기?

리케
아까 시노는 입을 크게 벌리고, 현자님께 초콜릿을 달라고 졸랐지요.
저에게는 시노가 현자님께 어리광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시노
흥, 모르는군.
『아』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거다.

리케
그런가요?

시노
특별히 한 번 더 해주지. 잘 봐.

그렇게 말하며, 시노는 아까처럼 입을 크게 벌려 보였다.
재촉하듯 입을 가리키는 시노의 모습은, 역시 어딘가 귀엽게 보여서──.

현자
(색기……???)

시노
이거 봐, 현자도 넋을 잃어서 말을 못 하잖아.
스노우가 그랬어. 이렇게 하면 갭모에가 틀림없다고.
어때, 현자도 내 색기를 느꼈겠지?

현자
ㄴ, 네!?
그, 그렇고말고요……!

시노
흐흥.

리케
흥. 갭모에라면 저도 샤일록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현자
어, 그런가요?

리케
네. 저도 아까는 샤일록에게 전수받은 비장의 시선 처리를 의식했습니다.
시선에 마음을 담는 거예요.
『당신만이 특별합니다』라고요.

현자
어쩐지, 엄청 두근거렸어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샤일록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리케
와아! 그거 분명, 제가 잘 해냈다는 거겠죠? 현자님?

현자
그렇습니다!

리케
에헤헤, 해냈다!

현자
두 분 모두, 제가 모르는 곳에서 여러 가지로 생각해주고 계셨군요.
평소와 다른 두 분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신선했습니다.

시노
뭐, 그렇지. 만약 또 코코처럼 현자를 노리는 녀석이 나타나면, 우리가 쫓아내줄게.

현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건, 꽤 희귀한 케이스라고 생각…… 으악!

갑자기 어깨를 감싸안겨, 시노와의 거리가 확 좁혀진다.
그의 입술이 호를 그리고, 숨결이 앞머리를 간지럽힌다.

시노
이 녀석은, 내 애인이다.

현자
(네에!?)

 

2화

시노

──라고 말하고, 그 녀석을 쫓아내는 정도는 할 수 있는 편이 좋겠지.

리케, 현자
오오……!

팟 하고 내 어깨에서 손을 놓은 시노에게서는, 쑥스러움 따위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리케
확실히 현자님을 지키는 것은, 우리 현자의 마법사의 의무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자님과 시노가 연인이라고 거짓말하는 것은 조금 꺼려지기도 하는…….

시노
성실한 녀석이로군.
아서도, 가끔 아티라고 자칭하잖아. 그거랑 똑같아.

현자
리케, 저를 지키려고 해주시는 건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어요. 리케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리케
현자님…….

리케는 몇 초 눈을 감고, 납득한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리케
……저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노의 말을 그냥 흘려버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현자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시노
흐응, 재밌네. 그러면 내가 연습에 어울려주지.
아까 나처럼 해보는 거야.
너와 현자 앞에, 이 녀석에게 반했다고 말하는 녀석이 나타나는 거다.

그렇게 말하며 시노는 다시 한 번 내 어깨를 감쌌다.
천천히 그의 손바닥의 온도가 전해져온다.

시노
이 녀석은 나의 운명의 상대다. 너에게는 어떻지?

리케
저에게는…….

시노의 위협적인 물음에, 리케는 잠시 입을 다문다.
하지만 곧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눈빛으로 시노를 마주 보았다.

리케
이분은, 제게 있어 둘도 없이 소중한 분입니다.
어둠의 하늘에서 발견한 가장 밝은 별과도 같고, 봄 햇살처럼 제게 온기를 나누어 주시는 분.

리케는 내 오른손을 잡고 살며시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댄다.
요염한 미소로 시노를 돌아보는 그를 보며, 내 목소리가 무심코 높아졌다.

현자
리…… 리케!?

시노
흐응, 꽤 하잖아.

리케
정말로요? 저, 잘했나요?

시노
아아. 네가 그런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다니.

리케
에헤헤. 『연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 사람의 소중함을 전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샤일록이라면 어떤 식으로 말할까 상상했더니 술술 말이 나오더라고요.

현자
리케 안에서 샤일록의 존재는 크군요.

리케
네. 그에게서는 언제나 배우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시노. 해보고 나서 생각한 건데,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시노
뭔데?

리케
만약 상대가 조금 전의 대답으로 물러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를 들어 당신은 쫓아내는 방식으로 현자님의 애인인 척을 했죠.
그렇지만 만약 상대가, 당신의 거짓말을 의심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3화

리케
『애인이라면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 증명해주세요』라고 한다면?

현자
어, 뭔가 드라마틱한 전개가 되어 가네요…….

리케
일전에 스노우님과 화이트님의 역할놀이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그래서, 시노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시노
그런 건 간단하지.

그렇게 말하며 시노는 내 어깨를 다시 감쌌다.
마치 보물을 보여주듯, 리케를 향해 미소 짓는다.

시노
증명이라고? 너 따위에게 가르쳐줄 것 같냐.
내가 얼마나 이 녀석을 사랑하는지는, 이 녀석만이 알고 있으면 된다.

리케, 현자
머, 멋져요~!!

시노
흐흥. 그렇지?
이걸로 대부분의 놈들은 도망갈 거야.

그 뒤에도 여러 가지 『만약 이야기』로 대화는 활기차게 이어졌다.
리케가 아서 일행에게 불려간 뒤 시노와 단둘이 남게 된 나는, 조금 전의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현자
시노. 실은 방금 전 당신의 대답, 조금 의외였어요.

시노
의외라고?

현자
이 녀석을 사…… 사랑하는지, 라는 거요.

시노
현자, 부끄러워하는 건가.

현자
아하하. 네……. 『사랑해』라는 말은 평소에 좀처럼 안 하니까요.
그래서 문득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궁금했어요.
시노는 어쩐지, 좋아하는 사람은 자랑하고 싶어지는 타입일까? 라고도 생각했거든요.

시노
흐음. 설마 내가 좋아하는 점을 말해주지 않아서 삐진 건가.

현자
네!? 아닌데요!?

시노
하하. 알고 있어. 놀리는 보람이 있는 녀석이군.
아까 그건, 브래들리가 말했던 거다.

현자
브래들리가?

시노
브래들리가 새 총을 손에 넣었다길래 미틸과 함께 방까지 보러 갔었다.
미틸과 내가 잇따라 질문하자, 총을 마법으로 숨기고는 이렇게 말했지.
『꼬맹이들한테는 아직 이르다. 게다가, 이 녀석에세 반한 이유는 나만 알고 있으면 된다.』라고.

현자
오오, 역시 보스……!

시노
뭐, 그냥 대답하기 귀찮았을 뿐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울림이었어.

현자
그렇군요. 그래서 아까 문득 비슷한 말이 나온 거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왠지 리케와 시노에게서 다른 마법사의 이름이 자주 나오네요.
스노우나 화이트, 샤일록, 그리고 브래들리. 두 분 모두 다른 분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거겠죠?

시노
뭐, 그렇게 말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
저 녀석들은 다들, 예전의 우리로서는 모르는 세계를 알고 있다.

시노가 문득 코코씨의 방을 둘러보았다.
여러 장소에서, 여러 마법사들이 시간을 보내는 광경을 그 눈동자에 비춘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 천천히 내 모습이 비친다.

시노
내가 배운 전부로, 너를 지켜주지.
애인인 척이라도, 맡겨만 줘. 현자님.

자신감 넘치는 시노의 미소에, 나는 힘차게 끄덕였다.

현자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시노!

 

카드 에피소드 [나를 뒤돌아보게 하려면]

현자
시노는 만약 처음 만난 사람이 『너야말로 내 운명의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

시노
무시.

현자
아하하, 단칼에 잘라내는군요.

시노
당연하지. 저 수상한 놈입니다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동쪽 국가에서 그런 짓을 해봐. 대부분의 녀석들은 무시하고, 심하면 신고당한다.

현자
화, 확실히…….
하지만 제가 있던 세계에서는 로맨틱한 문구로 꽤 유명했어요.
그러면 다른 질문, 『이렇게 부르면 뒤돌아볼지도』 하는 말은 있나요?
『거기 멋진 오빠!』 같은.

시노
글쎄…….
………….
……셔우드씨.

현자
네? 시노의 성이라는 건가요?

시노
어. 스스로 자칭하는 경우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불리는 일은 별로 없어.
하지만 마음에 들어.

현자
……그렇네요. 후후, 셔우드씨구나.
좋아요. 멋있어요!

시노
흐흥.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