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카인
후우, 꽤 많이 걸어 다녔네.
현자님, 피곤하진 않아?
현자
저는 괜찮아요.
근데, 조금 출출한 것 같기도…….
카인
확실히 배가 고프기 시작했지.
현자 님, 저쪽 거리에 포장마차가 있다. 가보자.
현자
음, 기름 냄새……?
이 가게는…….
포장마차 주인
손님, 어서 오십쇼!
카인
저기 주인장, 여기는 뭘 파는 가게지?
포장마차 주인
뭘……이라고 말하기엔 어렵네. 뭐든지 팔아.
여기는 튀김집이거든.
카인
튀김집?
포장마차 주인
그래. 뭐가 됐든 튀겨서, 손님에게 내주는 거야.
당신들도 먹고 싶은 게 있다면 튀겨주지.
카인
뭐든지? 대단한 가게네.
그럼 베이컨 하나!
포장마차 주인
접수 완료. 옆에 있는 당신은?
현자
음, 그럼 저는 뭔가 야채를 부탁드릴게요.
포장마차 주인
접수요, 베이컨이랑 야채 말이지!
값은 합쳐서 300엔이다.
카인은 돈을 꺼내더니, 슬쩍 가게 주인의 손에 닿는다.
포장마차 주인
좋아, 그럼 기다려!
활기차게 대답하고, 가게 주인은 베이컨과 고구마를 튀겨간다.
카인
튀김은 좋지, 뭐든지 튀기고 싶어지는 마음도 이해돼.
현자
그러고 보니, 카인도 뭐든지 튀기잖아요.
포장마차 주인
그래? 형씨와는 죽이 잘 맞을 것 같구만.
자, 다 튀겼다. 이쪽이 베이컨이야.
카인
고마워. ……그럼, 바로.
맛있어! 주인장, 하나 더 부탁해!
포장마차 주인
아하하! 벌써 먹어 치운 건가. 잠깐만 기다려줘.
자, 이쪽은 고구마다.
현자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잘 먹겠습니…….
미스라
뭡니까, 그거.
현자
앗!
갑자기 옆에 나타난 미스라가 내 고구마를 낚아채버렸다.
미스라
오물오물.
미묘하네요. 제 숯덩어리가 더 임팩트 있어요.
카인
이봐, 갑자기 나타나서 불평이야?
게다가 미스라, 그거 현자님 거잖아.
미스라
멍하니 있는 쪽이 잘못이죠.
그리고 기왕이면 더 맛있고 강렬한 걸 가져와주세요. 눈치가 없네.
현자
(엄청나게 혹평하네……)
포장마차 주인
임팩트인가…….
확실히 튀기는 쪽에 신경 쓰다보니, 맛 쪽은 소홀했을지도 모르겠네.
다른 가게에 비해서 우리는 인기가 없어서 감상을 받을 기회도 없었고.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잘됐군.
카인
주인장…….
저기, 괜찮다면 당신 가게에 협력하게 해주지 않겠어?
포장마차 주인
어……?
카인
튀김을 좋아하는 동지로서, 뭔가 조언하게 해줘.
포장마차 주인
나는 대환영이지.
……그럼, 부탁해도 될까.
카인
아아! 그럼, 너무 바로 말하는 것 같지만…….
예를 들어, 튀김옷 자체에 간을 내보는 건 어때?
현자
그거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튀김은 조금 느끼하니까 상큼한 맛을 더하는 건 어떨까요?
그, 닭튀김에 레몬이 곁들여져 있는 것처럼…….
포장마차 주인
과연.
……좋아, 만들어볼까!
2화
포장마차 주인
다 됐다! 비네거 피쉬 상큼 튀김!
튀김옷에 군청 레몬을 섞어봤다. 먹어줘!
카인
그럼, 바로…….
현자
잘 먹겠습니다.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튀김을 우리들은 한입 베어 물었다.
현자
(……이, 이건…….)
카인
시, 시큼해!!
미스라
자극적이라 나쁘지 않아요.
상큼한 건 별로지만.
현자
상큼해도, 좀 더 부드러운 게 좋을지도…….
카인
아아, 방향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좀 더 다른 맛이 더해지면, 맛있어질 것 같은데…….
그래! 미스라. 네 비전 소스를 뿌리는 건 어때?
미스라
비전…….
아아, 이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미스라가 꺼내든 것은, 그 『마법 소스』가 들어있는 항아리였다.
포장마차 주인
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눈을 크게 뜬 가게 주인에, 나와 카인은 당황해서 눈을 마주쳤다.
현자
(동쪽 국가에서 마법사라는 게 들키면 안 돼……!)
마, 마술을 엄청 잘해요! 이 사람!! 서프라이즈를 좋아해서, 품 안에 항상 이 항아리를 넣고 다녀요!
카인
맞아, 맞아!
매번 쓸데없이 폼 잡으면서 꺼낸다니까!
미스라
하?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당신들.
이건 그냥 마법으로…… 읍.
카인
그것보다 주인장! 이 항아리에 든 소스, 어디다 뿌려도 맛있다고.
시험해보지 않겠어?
포장마차 주인
어디다 뿌려도?
그런 마법 같은 소스가 있다고?
미스라
당연합니다.
제가 만든 만능 소스거든요.
카인
자, 바로 뿌려서 먹어보자.
카인에게 재촉받아, 다 같이 만능 소스를 생선튀김에 한 번 뿌려본다.
현자
(맛있어. 역시 불고기 양념이지만…….)
포장마차 주인
이, 이 맛은……!
어,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 주지 않겠나!?
미스라
당신에게는 무리입니다.
포장마차 주인
왜!?
미스라
그건, 당신이 그냥 인간…….
카인
아아아, 재료가 특수하거든!
좀처럼 구하기 힘든 것들 뿐이라서!
포장마차 주인
그런가…….
그럼, 나눠주지 않겠어!? 돈은 낼 테니까!
미스라
싫습니다.
또 만드는 것도 귀찮고.
포장마차 주인
그런…… 엄청 끌리는 맛이었는데…….
카인
저기. 그렇다면, 이 소스를 흉내 내서 만들어보지 않겠어?
당신도 요리사이고, 여러 가지를 먹어봤잖아?
분명 이 만능 소스 같은 맛을 재현할 수 있을 거야.
현자
저도 도와드릴게요!
포장마차 주인
알았다. 해볼까!
맛의 베이스가 되는 건 이쯤일까……. 어때?
가게 주인이 만든 소스는, 겉모습은 미스라의 만능 소스와 쏙 빼닮았다.
그 맛은…….
카인
음─, 뭔가 다르네.
미스라
네. 뭔가 다릅니다.
현자
그렇네요. 조금 걸쭉함이 부족할지도 몰라요. 좀 더 진해지면…….
포장마차 주인
당신의 의견, 알기 쉽구먼.
당신에게 시식해달라고 해야겠다!
현자
네, 저요!?
3화
한동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여러 튀김에 가게 주인이 직접 만든 소스를 뿌려 맛을 본다.
그러는 동안 배가 채워졌는지, 튀김에 질린 미스라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포장마차 주인
좋아, 다음은 마카로니 채소 튀김이다!
먹어줄 건가?
현자
네. …그럼.
(소스 맛으로 마카로니 채소의 쓴맛을, 꽤 없앴지만, 뭔가 아직 부족한 느낌이…….)
(게다가 너무 시식을 많이 해서, 위가…….)
카인
………….
배를 문지르고 있는 나를 곁눈질하며, 카인이 혀로 소스를 핥았다.
카인
기름을 넣어보는 건 어때?
기름에는 기름을 부딪혀 보는 거야. 봐, 버터 튀김도 맛있었잖아.
포장마차 주인
버터 튀김…… 매력적이네!
카인
소스 자체의 맛은 거의 완성된 것 같아.
그다음은, 부드러움이라든지, 그런 게 부족한 게 아닐까 싶어서.
현자
확실히, 기름은 좋은 생각일지도…….
가게 주인이 정성껏 만든 풍미가 풍부한 기름을 소스에 몇 방울 떨어뜨려, 휘저은 다음 다시 내민다.
현자
그럼, 먹어보겠습니다…….
음! 이건!!
(이 코를 스치는 풍미는, 바로 불고기 양념!)
이, 이거예요……! 미스라의 마법의 소스와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꽤 가까워…… 만능 소스 맛이에요!
포장마차 주인
정말!?
카인
해냈구나!
포장마차 주인
그 소스를 먹게 해준 그에게도 감사해야겠어!
카인
우리가 제대로 전해줄게.
포장마차 주인
고마워. 나는 튀기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가게를 성공시키려면 맛에도 신경을 썼어야 해.
튀김집이니까 손님이 오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다면서 포기하고 있기도 했는데, 마찬가지로 튀김을 좋아하는 당신에게서 희망을 얻었어.
카인
별거 아니야. 다음에 여기에 올 때는, 또 당신의 튀김을 기대하고 있을게.
현자
저도요. 다음에 오면 잘 부탁드립니다.
포장마차 주인
아아! 언제든지 튀김 풀코스를 준비하고 기다릴게!
현자
(다행이다, 카인도 만족스러운 것 같아……!)
(근데, 위가 묵직하게 무겁네……. 역시 튀김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
카인
현자님, 괜찮아?
현자
네. 조금 속이 더부룩해서…….
카인
그렇구나, 그럼, 산뜻한 거라도 먹으면서 입가심이라도 할까?
현자
!?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안 들어가니까…… 마음만 받을게요.
카인
하하. 농담이야.
현자님을 괜히 끌어들여서, 미안하게 됐네.
현자
아니요, 함께 시행착오를 겪는 거, 재밌었으니까요.
카인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다.
미스라의 만능 소스에 도움을 받았지만, 현자님의 정확한 맛 표현에도 도움을 받았고 말이지.
현자
가게 주인분도 기뻐하셔서 다행이에요.
카인
아아, 다음에 올 때는, 그 가게가 북적이고 있으면 좋겠다.
현자
그때는,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심할게요.
카인
아하하, 그렇지!
카드 에피소드 [일석이조의 맛]
현자
카인?
주방에서 뭐 하고 계세요?
카인
아아, 현자님.
튀김 욕구를 채우고 있는 중이야.
당신도 어때?
현자
튀김 욕구요…?
카인
푸른 비늘 거리에서 튀김을 돕고 나서 여러 가지를 튀겨보고 싶어졌어.
현자
그때는, 튀김을 많이 먹었었죠.
카인
실제로 이렇게 여러 가지를 튀겨보니 말이지, 버터 튀김을 넘어서는 것은 아직 만나지 못했어. 그래서 제대로 만족하지 못했거든…….
의외성이 있고 맛있는 거, 뭔가 생각나는 거 없어?
현자
의외성이 있고 맛있는…… 아.
아이스크림을 튀기는 건 어떨까요?
카인
아이스크림……?
확실히 의외지만,
튀기면 녹아버리는 거 아니야?
현자
분명 녹지 않는 방법이 있었을 거예요.
카인
그렇구나……. 좋아, 그럼 아이스크림 튀김에 둘이서 도전하자!
따뜻한 것도, 차가운 것도 둘 다 먹을 수 있다니 일석이조이기도 하고.
현자
근데 만드는 방법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아서,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카인
당장 생각해낼 필요는 없어.
현자
네?
카인
현자님과의 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