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웬
안녕, 파우스트.
파우스트
……오웬, 나에게 볼일이라도 있나?
오웬
그렇게 경계하지 말래도.
재밌는 걸 찾았으니까 파우스트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파우스트
재밌는 것?
오웬
응, 성 파우스트와 알렉이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려진 그림이래.
정성스럽게 액자에 넣어져서, 촌장 집에 장식돼 있더라.
파우스트
너, 멋대로 남의 집에…….
오웬
자, 봐봐.
성 파우스트 말인데, 파우스트랑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회색빛이 도는 갈색머리, 보라색 눈동자…….
어때? 내 눈앞에 있는 파우스트 선생님과 똑 닮았어.
파우스트
머리색이나 눈동자가 닮은 인간이라면, 찾아보면 또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와는 얼굴 생김새나 분위기가 무척이나 다르다.
오웬
그래?
파우스트
그래. 나는 이렇게 꼿꼿하지 않아.
오웬
있잖아, 파우스트는 선생님이잖아.
성 파우스트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걸 가르쳐 줘.
파우스트
하? 갑자기 뭐야.
오웬
파우스트 선생님과 모처럼 단둘이 있게 됐으니까 공부하고 싶어서.
파우스트 선생님은, 성실하게 배우려고 하는 학생을 무시하거나 하지 않겠지?
파우스트
………….
성 파우스트는 중앙 국가 건국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초대 국왕이자 친구인 알렉에게 중앙 국가를 맡기고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2화
오웬
흐응…….
성 파우스트는 중앙 국가 건국에까지 관여했는데 어째서 알렉에게 중앙 국가를 맡기고 자취를 감춘 걸까?
친구에게 귀찮은 일을 떠넘기고 혼자만 편하게 지내다니, 의외로 비겁한 녀석이었을지도.
파우스트
……문헌에도 실려 있지 않은 것은, 나도 알 길이 없다.
오웬
성 파우스트는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해?
파우스트
글쎄.
……뭐, 마법사는 장수하니까, 살아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만.
오웬
………….
있잖아. 성 파우스트 옆에 그려져 있는 이 동물, 이상하지 않아?
북쪽 국가에만 서식하고 있을 텐데.
파우스트
하?
오웬
이 녀석은 설곰의 동료로, 인간을 보면 머리부터 씹어 먹는데.
성 파우스트가 잡아먹히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야.
파우스트
너는 화제가 이리저리 튀는구나…….
어디 보자……. 아아, 북쪽 국가에만 서식하는 동물이 중앙의 풍경과 함께 그려져 있는 것은 확실히 묘하군…….
작가가 어떤 문헌으로 알게 되어 창작으로 그린 것일지도 모르지.
오웬
흐응, 이상하네.
파우스트
자, 네 질문에는 충분히 대답했다.
나는 이만 실례하지.
오웬
그걸 판단하는 건 나야.
파우스트 선생님께는, 좀 더 여러 가지 가르침을 받아야 해.
파우스트
내 수업에 흥미가 있다면, 다음에 수업을 들으러 오도록.
진지하게 배울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오웬
………….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반응이 다르네…….)
(뭐 됐어, 시간 때우기는 됐으니까.)
또 이야기해요, 파우스트 선생님.
카드 에피소드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오웬
현자님.
현자
왁, 오웬.
갑자기 왜 그러세요?
오웬
파우스트 어딨는지 몰라?
현자
파우스트요?
오웬이 파우스트에게 볼일이 있다니 드문 일이네요.
오웬
담소마을에서 파우스트에게 질문했더니 꼬박꼬박 대답해주는 게 재밌었으니까, 또 놀아주려고.
현자
그, 그렇군요…….
(이럴 때의 오웬은 좋지 않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경우가 많지.)
(무엇보다 담소 마을의 일은, 파우스트로서는 별로 건드리지 않길 바랄 거고…….)
음, 파우스트는 수업 준비로 바쁜 것 같았으니까 지금은 힘들지도 몰라요.
그 대신 저는 시간이 있으니까…….
저라도 괜찮다면 오웬의 말상대가 되어 드릴게요.
오웬
딱히 너랑 하고 싶은 말 없는데.
현자
(카, 칼 같이 끊어내네…….)
(어떻게든 오웬의 관심을 돌릴 방법은…….)
맞다! 저번에 중앙의 거리에서 디저트 맛집을 발견했어요.
오웬
디저트?
현자
네. 완전 푸짐한 디저트가 간판메뉴로, 다 먹은 사람은 무려 무료로 해준대요!
오웬이라면 분명 다 먹을 수 있지 않겠어요?
모두에게 대단해! 라는 말을 듣는 오웬이 보고 싶네~.
오웬
………….
현자
(아, 안 넘어오나…….)
오웬
……뭐, 됐어. 이번에는 현자님의 서투른 권유에 넘어가줄게.
현자
오웬……!
오웬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안내해.
현자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