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告

ヴォクスノク

1화

마을을 덮친 이변을 무사히 해결한 후.
나는 출발 시간이 될 때까지 레녹스와 마을 안쪽을 산책하고 있었다.

어머니
얘야. 물 긷는 것 좀 도와주렴.
마법사님들이 정화해 주신 깨끗한 물이란다.

아이
응, 알겠어!

다정한 어머니와 명랑한 아이의 대화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레녹스
마을 사람들의 얼굴도 평온하네요.
이변이 해결돼서 정말 다행이다.

현자
네. 그것도 여러분 덕분입니다…… 어라?
저 강가에 있는 사람은 파우스트일까요?

레녹스
……정말이다.
혼자서 뭘 하고 계시는 걸까요.

레녹스, 현자
………….

나와 레녹스는 순간 얼굴을 마주 본 뒤 파우스트의 곁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레녹스
파우스트님.

파우스트
레녹스. 현자.
무슨 일인가?

현자
레녹스와 산책하다가 파우스트의 모습이 보여서요.
저 모자를 보고 계셨나요?

파우스트
아아…….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 평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레녹스, 현자
………….

파우스트
뭐야, 둘 다 그 얼굴은.

레녹스
아니요. 저도 방금 전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현자
왠지 저까지 기뻐졌을 뿐입니다.

파우스트
그런 것인가.

아이
있잖아, 엄마. 그네 타도 돼?

어머니
그래.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아이
응!

레녹스
기운차네요.

현자
그러게요.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아이가 달려간 방향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그 나무에는 밧줄이 묶여 있고, 통나무로 만들어진 그네가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파우스트
……읏.

그 광경을 보고 순간 놀란 얼굴을 한 파우스트가 무언가를 떨쳐내듯 고개를 저었다.

현자
(……뭔가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런 곳에 그네가 있는 줄 몰랐어요. 아이들 놀이터인가 봐요.

파우스트
그렇겠지.
그렇지만…… 저 그네는 내버려 두면 위험하다.
잠시 상황을 보고 오지.

현자
파우스트?

레녹스
현자님. 저희도 가봅시다.

나와 레녹스도 파우스트의 뒤를 쫓고, 그는 그네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파우스트
너, 그 그네에서 내리는 게 좋겠다.
그대로 있다간 다칠 거야.

아이
응─? 왜?

 

2화

파우스트
오른쪽 밧줄이 풀릴 것 같다.

레녹스
정말이네요……. 나뭇가지에 묶여 있는 밧줄이 상당히 느슨해져 있습니다.

현자
역시 파우스트. 잘 알아차리셨네요.

아이
오빠들, 마을의 샘을 정화해 준 마법사님이지?
이 그네도 고쳐주는 거야?

파우스트
그래. 그러니 잠시만, 그 그네를 빌려주지 않을래?

아이
응, 알겠어!

현자
고마워. 너는 이 그네에서 자주 노니?

아이
응! 성 파우스트님과 알렉님이 만든 그네니까, 모두 사이좋게 소중히, 타고 있어!

레녹스, 현자
!

파우스트
………….

레녹스
그럼 그네가 고쳐질 때까지 나랑 같이 놀지 않을래.
그네만큼 재밌는 놀이를 알고 있어.

아이
와, 뭔데?!

레녹스
내 팔을 잡고 빙글빙글 도는 거야. 그네보다 속도가 더 빠르거든.
자, 저쪽 넓은 곳으로 가자.

아이
갈래~!

아이에게 옷을 붙잡힌 레녹스가 우리를 힐끗 보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파우스트
……그에게는 신경 쓰게만 만드는군.

떠나가는 두 사람을 보며, 파우스트가 휙 돌아봐 그의 보라색 눈동자가 나를 비춘다.

파우스트
그리고, 너에게도.

현자
……네? 저요?

파우스트
아아. 레노와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군.

현자
아니, 그게…… 네.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외의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랐습니다.

파우스트
그것에는 나도 동감이다.
이 마을은 어디를 가도 그 녀석의 이름이 나온다.
하지만, 너에게는 전해 두겠다.
아까 아이가 말한 것은 틀렸다.

현자
그래요?

파우스트
아아. 이 그네에는 마법이 걸려 있는 기색도 없다.
그런 평범한 그네가 수백 년 전부터 남아 있을 리가 없겠지.

현자
그, 그렇겠죠…….
그럼 아까 들은 것은 아무 근거 없는 헛소리라는 거군요.

*迷言


파우스트
………….

현자
(……?)

파우스트에게서는, 긍정도 부정도 돌아오지 않았다.
바람이 쏴아, 우리 사이로 헤엄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안에서 파우스트가 툭 읊조린 말도, 내 귓가에 닿는다.

파우스트
그네라면…… 만든 적은 있다.
그 녀석과, 먼 옛날에.
그 샘에서.

 

3화

현자

……그런, 가요?
저, 어째서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파우스트
……아아. 한 젊은 남자가 거창한 꿈의 이야기를 그렸을 뿐인 이야기다.
이 그네에서 언젠가, 인간과 마법사가 함께 놀고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었지.

현자
…….

파우스트
정말이지, 어느 입으로 그런 말을.

현자
(파우스트…….)
(그네를 봤을 때,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던 건, 알렉씨와의 일이 있었기 때문이구나.)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그리고…… 그런 추억이 있는데도, 이 그네를 고치려고 해 주셔서.

파우스트
너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이유는 없다.
아까도 말했듯, 이 그네와 그때의 그네는 별개다. 고치지 않을 이유가 없어.
<사티르크나트・무르클리드>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우자 풀려 있던 그네의 끈이 되살아나, 단단히 나뭇가지에 휘감긴다.
그 모습을 지켜본 후, 파우스트는 그네에 앉아 가볍게 밧줄을 흔들었다.

파우스트
……응. 이 정도면 괜찮겠군.

현자
그네를 타는 파우스트라니, 왠지 신선하네요.

파우스트
뭐…… 그리 말하니, 오랜만에 타는군.
괜찮다면, 너도 타겠어?

현자
어, 그래도 되나요?

파우스트
아아. 두 사람의 체중 정도는 견딜 수 있게 고칠 생각이었다.
확인을 도와준다면 고맙겠지.

현자
물론, 기꺼이요!
그럼 옆에 실례해서…….
안전을 확인한다면, 함께 조금 밀어 볼까요?

파우스트
그래.

현자
그럼, 잠깐 뒤로 물러나서…….
하나, 둘, 셋.

두 사람이 동시에 땅에서 발을 떼자, 그네는 흔들림 없이 허공을 갈랐다.
빗자루에 태워지는 것과는 또 다른, 하늘을 헤엄치는 감각에, 마음도 들떠온다.

현자
와─!
아하핫. 이 느낌, 오랜만이네요!
기분 좋다. 그렇죠, 파우스트──.

웃으면서 옆의 파우스트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그는 어째서인지…….
매우, 그리운 듯한 눈빛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현자
파우스트? 왜 그러세요?

파우스트
아니. 
앞으로의 인생에서…….
그네를 보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지금의 얼굴을 떠올리도록 하지.

현자
네? 혹시 저 이상한 얼굴이라도 하고 있었나요……!?

파우스트
설마.

온화하게 고개를 젓는 파우스트의 앞머리를 바람이 흔든다.

파우스트
천진난만하게 노는,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얼굴이었다.

 

카드 에피소드 [만약 그네가 있다면]

현자
파우스트, 저번에 갔던 마을에서 그네를 고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 뒤에 아이들도 모여 들어서 엄청 북적였죠.

파우스트
아아. 그렇게 어린아이들에게 둘러 싸이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현자
저도요. 다들 즐겁게 그네를 타고 있어서 귀여웠어요.
……그런데, 그러고 보니까 마을 아이들은 다들 제대로 앉아서 그네를 타고 있었죠.

파우스트
……?
당연하잖은가, 그네는 앉아서 타는 것이다.

현자
제 세계에서는 그네 위에 서서 타는 『서서 타기』라는 놀이가 있었어요.
그네 위에 선 상태로 다리를 굽히는 건데, 속도가 상당히 빠르거든요.
위험하니까 기본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부모님과 선생님께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파우스트
과연. 뭐, 어른들이 금지하는 놀이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흔한 이야기다.
만약 마법관에 그네가 있다면, 시노나 아서는 그 서서 타기라는 것을 하고 있을 것 같군.

현자
아하하, 확실히!
누가 더 높이 날 수 있을까 경쟁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두 사람을 주의하는 파우스트 선생님의 모습까지 눈에 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