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라스티카
현자님, 보세요.
마을의 하늘색이 햇빛에 녹아들어……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현자
정말로요, 이야기 속에 있는 것 같아요!
루틸
걷기만 해도 설레네요!
이변의 조사를 위해, 하늘 같은 푸른색과 구름 같은 흰색으로 채색된 『하늘색 마을』에 방문한 우리들.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은 소녀인 시엘씨와의 만남을 거쳐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어, 우리 셋은 마을 산책에 나섰다.
현자
아, 저쪽에 광장이 있습니다. 가보지 않으실래요?
마을 전체를 볼 수 있을지도…….
라스티카
네, 물론입니다.
경치를 즐기며, 광장 중앙에 있는 분수대 앞까지 온다.
라스티카
어라? 이 소녀 동상 받침대에, 무언가 글자가 새겨져 있네요.
현자
정말이다, 뭐라고 쓰여 있는 거지.
루틸
이거, 시 같네요.
음, 『하늘 속…….』
???
『하늘 속, 구름 위, 날개가 없어도, 너는 언젠가 날아오르겠지. 그 두 팔을 활짝 펼쳐서.』
문득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는 지팡이를 짚은, 부드러워 보이는 할머니가 서 있었다.
할머니
갑자기 미안하네.
그 시는 동상의 모델이 된 초대 영주님의 따님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란다.
현자
아아, 그렇군요…….
(그렇다는 건, 이건 시엘씨의 동상이구나.)
라스티카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인.
괜찮으시다면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듣자 하니 예전에 여관집 외동딸이었던 그녀는 젊은 시절, 여행자를 위한 마을 안내역을 했다고 한다.
할머니
그때 이 시에 대해서도 자주 소개했었지. 그밖에도…….
동상의 소녀가 바라보는 곳은 빵집~♪
빵이 나오는 시간은 아침과 점심~♪
이런 식으로 마을의 특징을 노래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알려줬어.
현자, 루틸
와~!
라스티카
훌륭합니다! 선율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습니다.
부인의 생기 넘치는 노랫소리로 연주된다면 더욱 그렇겠죠.
할머니
어머, 고마워라.
당신, 말솜씨가 좋네.
라스티카
느낀 그대로 말했을 뿐입니다.
루틸, 괜찮다면 우리도 부인을 흉내내어 노래해보지 않을래?
루틸
와, 좋아요. 재밌겠다!
라스티카
그러면, 나부터…….
동상의 소녀가 바라보는 곳은 빵집~♪
루틸
라라라~♪
갓 구워낸 온기를 안고, 당신 곁으로 달려가~♪
라스티카가 노래를 시작하자 루틸이 즉흥적으로 가사를 이어간다.
할머니
어머, 솜씨가 좋구나.
혹시 당신들, 시인이니?
루틸
후후, 기쁘네요.
사실 지금 시를 공부하고 있답니다.
라스티카
그리고 부인.
저는 음악가를 하고 있습니다.
라스티카는 마법으로 챔발로를 꺼내 연주한다.
2화
할머니
어머, 당신들 마법사였구나!
게다가 기분 좋은 음색이야.
예전에는 여러 사람이 노래로 손님들을 환영했는데, 어느샌가 그 문화도 사라져 버렸거든.
저기 분수에도 전에는 소리가 흐르곤 했는데, 장치에 능통한 장인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것이 계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차츰 마을의 안내역은 줄어들어가── 할머니도 이윽고, 은퇴했다고 한다.
할머니
그립구나…….
현자
(할머니, 어쩐지 쓸쓸해 보이시네…….)
무심코 루틸과 눈이 마주치자, 그도 똑같이 느꼈는지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라스티카
현자님, 루틸.
라스티카는 우리에게 시선을 보내고 윙크한다.
"나에게 맡겨."라고 말하는 것처럼.
라스티카
……부인. 저에게 제안이 있습니다.
방금 당신이 불러주신 빵집 노래에 맞춰, 제가 연주를 해도 괜찮을까요?
할머니
어……, 당신이?
라스티카
당시의 연주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기억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된다면.
라스티카가 다시 챔발로를 연주한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쾌한 곡이 광장에 넘쳐흘렀다.
할머니
어머……!
할머니는 당시의 추억을 더듬듯 가슴에 손을 얹고, 시엘의 동상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더니 숨을 작게 들이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할머니
소녀가 바라보는 곳은 빵집~♪
빵이 나오는 시간은 아침과 점심~♪
빨간 머리의 여성
아까부터 광장이 시끌벅적한데, 무슨 일이지?
모자를 쓴 할아버지
음? 이 가사.
옛날에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즐거운 노래와 음악에 이끌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라스티카
안녕하세요, 여러분.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노래하지 않으실래요?
당신이 알고 있는 이 마을의 매력을 노래에 담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 루틸?
루틸
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분수의 물은 태양을 반사해~♪
반짝반짝 빛나 하늘색 마을을 빛내네~♪
현자님도 제게 맞춰서.
라라라~♪
현자
어, 저도요!?
(조금 부끄럽지만…….)
라, 라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착한 소녀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을~♪
루틸과 함께 즉흥적으로 단어를 덧붙여 흥얼거린다.
그것을 들으며, 몇몇 사람들이 앞으로 나선다.
모자를 쓴 할아버지
그립구먼…….
나도 옛날에 이 마을의 안내역을 했었지.
갈색 눈동자의 청년
그러고 보니 우리 할머니도 이런 곡을 부르시곤 했어.
그걸로도 괜찮다면.
라스티카의 초대에 조금씩 참가자가 늘어나고, 차츰 하모니도 커져간다.
이윽고…….
마을 사람들
이 마을 제일가는 레스토랑은 큰길에~♪
무지개다리도 놓칠 수 없지~♪
현자
(대단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어!)
할머니도 마을 사람들과 목소리를 맞추며 행복하게 노래하고 있다.
무심코 감격에 차 라스티카를 보자, 그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3화
라스티카의 연주나, 루틸과 할머니, 마을 사람들의 노래는 축제처럼 고조되어──.
아쉬움을 남기며 그 시간을 마치자 광장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현자
수고하셨어요, 라스티카.
즉흥 연주와 노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죠!
저기, 저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루틸과 할머니도 정말 즐거워 보입니다.
라스티카
네. 근사한 자리에 색채를 더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현자
마을 전체가 한마음이 된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벅찼습니다.
이 마음이 시엘씨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시엘씨는 더 이상 내 안에 없다.
하지만 분명 천국에서, 이 마을을 지켜봐 주고 있을 것 같으니까.
라스티카
……그렇죠. 분명 그녀에게도 전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끝은 아니랍니다.
현자
네?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을 깜빡인다.
라스티카는 우아한 동작으로 무릎을 꿇고 나를 올려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라스티카
현자님. 지금부터 저와 춤을 추시지 않겠습니까?
이 광장에 미소가 넘쳐흐른 것은, 당신 덕분이기도 하니까요.
현자
제, 덕분이요?
라스티카
네. 이 마을에서 발생한 이변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이 몸을 던져가며 시엘에게 다가가주셨기 때문이 틀림없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특별한 시간은 있을 수 없었겠지요.
저는, 그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자님을 정말 좋아하니까요.
이 고양된 자리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춤에 초대하기 전에, 제가 독점하고 싶습니다.
현자
……!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 낮춰진 목소리와 그 내용에, 가슴이 두근댔다.
현자
조금 부끄럽지만…….
저라도 좋으시다면.
라스티카
현자님이라서 좋은 거예요.
살며시, 라스티카의 손에 내 손을 겹친다.
그는 능숙한 몸짓으로 우아하게 나를 에스코트했다.
스텝을 밟고, 한 바퀴 회전하고, 분수 주위를 따라서. 시야 가득히, 마을의 선명한 경치가 비친다.
현자
(하늘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
마을 사람들
라라라~♪
루틸
하늘 속의 무도회는~
누구나 행복을 마음에 품고~♪
현자
(아……! 우리를 보면서 모두가 노래하고 있어…….)
라스티카
……현자님, 우리의 행복한 마음이 모두에게도 전해진 모양입니다.
광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에 맞춰, 라스티카가 나를 이끈다.
그는 즐거움과 행복을 만들어내는 천재이다.
밝은 미소에 가슴을 두근대며──.
광장을 웅장한 무대로 바꾸는 행복한 선율과, 그의 에스코트에 몸을 맡겼다.
카드 에피소드 [마음 설레는 제안]
???
라라라~……♪
현자
(응? 이 노랫소리는…….)
안녕하세요, 라스티카.
무슨 곡을 부르고 계셨나요?
라스티카
현자님, 안녕하세요.
제가 예전에 떠올렸던 곡에 즉흥적으로 시를 붙여 노래하고 있었답니다.
얼마 전 하늘색 마을에서 만났던 부인과 루틸이 즉흥적으로 시를 노래했죠?
그 시간이 몹시 즐거웠거든요.
저도 그렇게 멋진 시를 만들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도해보고 있었습니다.
현자
아……!
확실히 그날은 분위기가 정말 좋았잖아요.
라스티카
괜찮으시다면 현자님도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혼자서 생각하는 것도 즐겁지만, 현자님이 계셔주신다면 더욱 근사해질 것 같아요.
현자
시를 지어본 경험은 거의 없어서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면요.
아마, 연시라거나…… 랩 배틀처럼 하면 되는 걸까요?
라스티카
랩 배틀?
왠지 손으로 박자를 치고 싶어지는 듯한, 가슴이 설레는 단어네요.
그것에도 꼭, 도전해 봅시다.
현자
어, 랩 배틀도요!?
(크, 큰일 났다……!)
(하지만, 라스티카와의 랩 배틀이라니……. 분명 상상도 못 한 일들이 잔뜩 일어나고, 마지막에는 모두가 행복해질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