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告

ヴォクスノク

1화

시곗바늘이 정상을 가리키기 조금 전──.

현자
오너먼트, 다 매달았어요!

무르
문에도 마법 걸었어~!

샤일록
문 아래를 통과하면 새로운 잠옷으로 갈아입게 해두었습니다.

클로에
고마워!
라스티카, 내가 만든 잠옷을 마음에 들어 해 주려나.

현자
그럼요.
이걸로 방 꾸미기 작업은 끝났네요!

무르
그래서, 라스티카가 올 때까지 얼마나 남았어?

클로에
음…… 앞으로 30분 좀 넘게!

현자
다행이다! 간신히 시간에 맞춰서 준비할 수 있겠네요!

그것은 몇 주 전의 일──.

라스티카 
내 생일파티를 내 방에서 열고 싶다?

현자
네. 서쪽 여러분과 상의해서, 조금 색다른 시도를 한 파티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당일 준비를 해야 해서 라스티카가 한동안 본인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돼버리는데…….

라스티카
아닙니다! 근사한 파티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기다리지요.
기대되네요.
당일에는 정각에 방에 갈 수 있도록 저도 준비를 해두겠습니다.

클로에 

이제 생일 케이크 장식만 하면 돼!
다들 서둘러서 힘내──.

전원
뭐야!?

클로에
누구!?
아, 서, 설마…….

라스티카
안녕.

전원
라스티카……!!

라스티카
……! 문을 통과한 순간 옷이 바뀌었어.
이건 어쩌면 클로에의 선물이겠지.
그리고 혹시, 오늘 밤은 파자마 파티?

클로에
으…… 응.
그런데, 웬일이야. 네가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오다니.

라스티카
어라? 그런가?
동쪽의 마법사들에게 부탁해서, 시간에 딱 맞춰서 여기로 보내달라고 한 건데…….

클로에
엥?
……아, 잊고 있었다!!
이 방의 시계, 요새 늦어지고 있었어……!!

샤일록, 무르
저런.

현자
(시, 시계가 늦어지고 있었다는 건 눈치 못 챘다! 아직 케이크 준비가 끝나지 않았는데 주인공은 와버렸고, 어쩌지……!)

당황하는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느긋하게 시선을 돌린 라스티카가 케이크에 눈길을 멈췄다.

라스티카
그 새하얀 케이크는, 나를 위해?

현자
ㄴ…… 네.

클로에
미안. 아직 케이크 장식이 끝나지 않았어.
내가, 시계가 고장 났다는 걸 잊고 있어서…….

라스티카
그렇구나. 
그러면 나도 함께, 나를 위한 파티 준비를 할 수 있겠네.

현자, 클로에
어…….

라스티카
기뻐라! 나는 파티가 열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스스로 여는 것도 정말 좋아해.
오늘 밤만은 파티가 열리기도, 내가 열기도 할 수 있다니 정말 사치스럽네.

클로에
……라스티카…….

샤일록
그럼, 사양하지 않고.
당신에게도 이 케이크 장식을 도와달라고 하지요.

무르
재료는 이쪽! 잔뜩 준비했어!

라스티카
오오! 꿈이 부풀어 오르는 양이네.

마음에서 우러나온 기쁜 표정에, 클로에와 얼굴을 마주 보고 살짝 미소 짓는다.

현자
(뭐랄까……. 라스티카가 라스티카라서 살았네.)

 

2화

현자
여기에 딸기를 장식하고, 크림을 짜서…….

무르
마지막으로 별 모양의 오렌지를 얹는다!
이걸로…….

전원
케이크, 완──.

라스티카
잠시만, 클로에.

클로에
헉, 깜짝 놀랐어!
왜 그래, 라스티카?

라스티카
현자님의 세계의 멋진 풍습을 따라서, 내 케이크에도 초를 나이 수만큼 꽂아보고 싶어. 괜찮을까?

클로에
물론이지!
라스티카가 장식하고 싶은 건, 전부 다 장식하자.

라스티카
고마워. 그러면…….
<아모레스트・비엣세>

전원
……!!

클로에
케이크가 고슴도치의 등처럼 돼버렸어!!

현자
마, 마법사의 장수라는 건, 시각적으로 보니 엄청난 임팩트네요…….

무르
아하하! 재밌다!
불꽃도 세워버리자!
<에아뉴・람블>!

현자
으악, 더더욱 고슴도치의 등처럼……!!

라스티카
클로에가 노력한 뒤의 바늘산 같기도 하네요.

클로에
이번에야말로, 장식 완성인가?
그러면──.

샤일록, 클로에, 무르
라스티카, 생일 축하해~!

현자
추…… 축하합니다!
음, 그건 그렇고, 이만큼의 초와 불꽃은 위험──.

무르
그러면 오늘의 주인공에게 불꽃과 초를 꺼달라고 하자.
간다~!

현자
간다고요!?
잠, 기다……!!

무르
<에아뉴・람블>!

클로에, 현자
우와~~~~!!!!

샤일록
<인비벨>

폭발과 비명과 주문이 겹쳐진 다음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대폭발했어야 할 케이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파이프를 집어넣고, 샤일록이 우아하게 미소 짓는다.

샤일록
생일이신 분의 방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
무르의 방에 보내두었답니다.

무르
와우!
내 방, 대참사!

샤일록
폭발한 원인의 대부분은 당신의 불꽃 때문이겠죠.

클로에
그렇다면 다행이…….
아니, 다행이 아니야! 생일 케이크, 날아가 버렸잖아!?

라스티카
그렇지.
하지만…….

클로에
하지만?

라스티카
생일 케이크가 폭발하는 경험이라니, 나도 오래 살아왔지만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니까.
그 귀중한 기회를 이 다섯 명이서 경험할 수 있다니.
오늘 밤은 정말로, 얼마나 특별한 밤일까.

정말 기쁜 듯이 미소를 지어, 초조하게 굳어 있던 몸에서 문득 힘이 빠져나간다.
그늘에서, 봄의 노란 양지로 발을 내디뎠을 때처럼.

클로에
정말~. 라스티카는 라스티카구나.

현자
그럼, 케이크는 없이 홍차만으로 건배할까요?

샤일록
작은 케이크라면 따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을까 싶어서요.

무르, 라스티카
역시~!

샤일록
감사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케이크와 홍차가 어울리는 밤으로 하지요.

전원
찬성~!

고상하고 단정한 쇼트 케이크를 받아, 홍차의 향기와 함께 밤이 깊어져 간다.
세련된 맛의 케이크를 다 먹었을 때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현자
(케이크, 맛있었다~. 하지만 모처럼이니 우리가 준비한 케이크도 먹어 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고 보니 재료가 아직 조금 남아 있었지……. 내일 일찍 일어나서 서프라이즈로 라스티카에게 선물해 주자.)

 

3화

현자
……음…….
(여기는…… 라스티카의 방이다. 파자마 파티 후에 그대로 다 같이 잤었나.)
(그래, 케이크를 만들러 가야지. 일출 무렵에 일어나면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거야.)
(아아, 아침 햇살이 눈부셔…… 응!? 아침 햇살!?)

벌떡 일어난 내 얼굴을,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태양이 비추었다.
즉…….

현자
(늦잠!!)

라스티카
현자님. 다행이네요. 일어나셨나요?

현자
라, 라스티카……. 안녕하세요.
다른 분들은요?

라스티카
각자의 하루를 시작하고 있답니다.
현자님이 푹 주무셔서, 다들 소리 없이 돌아갔습니다.

현자
죄송합니다……. 신경 쓰시게 만들어서…….
(……케이크 기획, 대실패…….)

라스티카
현자님?
얼굴색이 좋지 않으신데, 몸 상태가?

현자
아니요. 실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 라스티카에게 케이크를 만들어 드리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어제의 케이크 재료가 아직 조금 남아 있어서, 서프라이즈로 선물해 주고 싶다고…….

라스티카
세상에! 저를 위해 그런 근사한 계획을 세워주셨다니!
아아, 현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자
그런, 너무 과분한 말씀이에요.
결국 계획만 세우고 만들지도 못했는걸요.

라스티카
그렇다고 해도, 그 상냥한 계획은 분명히 존재했던 것입니다.
악보가 사라져 버려도, 아름다운 선율은 계속 남아 내 마음을 치유해 준다.
당신의 계획도, 그것과 같습니다.

현자
……라스티카…….

그대로 말을 잇지 못하던 나에게, 라스티카가 환하게 미소 지었다.
푸른 눈동자가 다정하게 나를 바라본다.
좋은 일에도, 나쁜 일에도, 실패에도, 성공에도, 축복의 빛을 흩뿌리는 듯한, 오늘의 하늘과 꼭 닮은 색.

라스티카
정말로, 어제부터 근사한 일들뿐이야.
클로에가 새로운 잠옷을 줬어.
모두가 멋진 파티를 열어줬고.
함께 케이크도 장식할 수 있었지.
케이크에 초와 불꽃을 많이 꽂으면 폭발한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어.
다 같이 웃고, 이야기하고, 함께 잠들 수 있었어…….
후후. 이렇게나 호화로운 생일은 없어요.
멋진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미소에, 나도 미소를 지었다.
어제, 케이크를 시간에 못 맞췄을 때나, 케이크가 폭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잘되지 않았던 것도, 실패했던 것도. 분명, 더 잘할 수 있었던 것도.
라스티카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 모든 것을 전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게 해주는 그가, 나는 너무 좋았다.

라스티카
……음? 현자님, 왜 웃고 계시나요?

현자
아니요……. 그냥, 당신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서.

라스티카
………!

현자
생일 축하해요, 라스티카!

 

카드 에피소드 [아침?의 사치스러운 기분]

라스티카
현자님, 안녕하세요.

현자
안녕하세요. 왠지 조금 졸려 보이시네요.

라스티카
네, 방금 막 일어났거든요.

현자
아아, 그렇군요. 라스티카는 아침에 그다지 강하지 않았죠.

라스티카
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날 수 있었어요.
가끔은 이런 날도 기분이 좋네요.

현자
………….
그…… 그랬군요! 축하합니다!

라스티카
감사합니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네로의 아침 식사도 먹을 수 있었답니다.
게다가, 그 메뉴가 까르보나라였어요.
아침부터 사치스러운 기분이 되었습니다.
현자님도 드셨나요? 아침 식사로 까르보나라를.

현자
어? 그게…… 음, 까르보나라는 아직…….

라스티카
그런가요? 언제나 저보다 일찍 일어나시는 현자님께서, 드문 일이네요.
정말 맛있었어요. 부디, 드셔 보시기를.

현자
그, 그럴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스티카
나중에 맛에 대한 감상평을 들려주세요.
그럼, 저는 아침 산책을 다녀오겠습니다.

현자
다녀오세요…….
(……지금은 이미 한참 점심이고, 까르보나라는 오늘의 점심 메뉴라고 네로가 말했었는데…….)
……뭐, 본인은 기뻐 보이고,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