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즈
아서.
현자, 카인, 리케
생일 축하합니다!
아서
감사합니다!
카인
오늘 밤의 핵심 이벤트 준비는 완벽하다.
리케
자, 아서님 방으로 들어오세요.
아서
이건……!
대단하다! 베개가 이렇게나 많이!
방에 들어선 순간, 평소보다 큰 침대 위에 쌓아 올린 베개를 올려다보며, 아서가 눈을 반짝인다.
현자
크흠. 그러면!
카인
아서의 생일을 축하하며!
오즈
제 1회.
리케
『베개싸움 대회』를 개최합니다!
아서
아하하. 잘 부탁드립니다!
파자마 차림의 우리에게 둘러싸여, 아서의 목소리가 들뜬다.
사전에 연습했던 구호도 완벽하게 성공. 나는 카인, 리케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맞췄다.
오즈
이걸로 됐나.
카인
아아, 역시 너다.
실전에서는 확실하게 해내는군.
리케
네. 타이밍이 훌륭했습니다.
잘했어요, 오즈.
아서
다 같이 연습해 주신 건가요?
오즈
그래.
현자
오즈도 카인도 리케도 저도, 아서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어서 많이 생각했습니다.
아서
기쁘네요. 예전에 베개싸움을 하며 놀았을 때는 오즈님이 안 계셨으니까요.
오늘은 함께 참여해 주시다니, 꿈만 같아요!
카인
좋아. 그러면 바로, 베개싸움을 시작하자.
룰은 간단하다. 베개는 자유롭게, 어디서 던져도 좋아.
맞은 횟수는 스스로 세고, 베개를 많이 맞은 사람이 지는 것으로. 괜찮겠지?
현자
알겠습니다!
리케
마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라는 것도 룰이죠.
아서
아아. 그리고 봐주는 것 없기로 부탁할게.
카인
물론이다.
생일의 주인공이라고 해서 봐주지는 않아. 전력으로 간다!
아서
오즈님도 전력으로 저의 승부를 받아주시겠습니까?
오즈
네가 바란다면.
현자
그럼 여러분, 베개를 드시고…….
시작!
2화
마침내 시작된 베개싸움 대회는, 시작하자마자 차례차례 베개가 날아다니며──.
아크로바틱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현자
(상대가 베개를 던진 순간을 노려서…… 지금이다!)
에잇!
아서
……! 읏……!
현자
아아…… 아까워!
아서, 스텝이 가볍네요! 춤추는 것 같아요.
아서
후후. 칭찬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사교계에서의 춤이 살아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카인
그럼, 이건 어떤가!
아서
빠르다……!
카인
오오, 이것도 피해버리나.
아서
아하하. 해냈네, 카인!
카인
읏차!
리케
우왓, 물구나무 섰어!
현자
리케. 빈틈입니다!
리케
……! 에잇!
아서
오오! 훌륭한 캐치다.
현자
대단해요, 리케!
리케
에헤헤.
그런데 캐치는 할 수 있어도 잘 던지는 게 어려워서…….
아서님이나 카인은 움직임이 빠르고…….
오즈
………….
리케
오즈. 당신에게 이것을 던지겠습니다!
에잇……!
오즈
시시하군.
리케
앗……! 쳐냈어요……!
아서
오즈님은 역시 맨손으로도 강하시네요.
후후…….
오즈
무슨 일인가.
아서
평소였다면, 저럴 때는 순간적으로 마법을 사용하시고 잠들어 버리셨을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오늘은 아직, 파티를 계속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너무나도 기뻐서요.
오즈
………….
그렇군.
카인
좋아, 아직 간다! 다들!
리케
네! 이번에야말로 이 베개를 제대로 맞춰 보이겠습니다.
에잇!
앗, 현자님 쪽으로……!
현자
(앗……! 안 돼, 늦었다!)
그때. 갑자기 시야에 아서의 등이 펼쳐졌다.
아서
좋아, 잡았다.
아서가 싱그러운 미소로, 가볍게 베개를 잡아 보인다.
현자
아서. 저를 감싸주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아서
그만 몸이 움직여 버린 것뿐입니다.
저는 언제든지, 당신을 지켜드릴 수 있는 존재이고 싶으니까요.
현자
아서……!
주인공인 그의 말은, 마치 내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쁨을 두르고 있었다.
한없이 맑고 푸른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낸 채로, 아서는 밝게 목소리를 높인다.
아서
자, 베개싸움을 계속하죠!
3화
아서
으음…….
현자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아서
현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침대 위에서, 평소보다 조금 나른한 얼굴의 아서가 나를 향해 미소 짓는다.
아서
흐아암……. 아, 죄송합니다.
흉한 모습을.
현자
아니에요. 어제는 밤늦게까지 다 함께 수다를 떨었으니까요.
아서
네, 지금도 아직 꿈속에 있는 것 같아서…….
어라? 카인이나 리케, 오즈님은 어디에?
현자
다들 부엌에 계세요.
생일 축하에 걸맞은 아침밥을 만들겠다고 의욕이 넘친답니다. 저도 나중에 갈 예정이에요.
다만, 아서에게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남아 있었습니다.
만약 저라면, 입니다만……. 잠에서 깼을 때, 누군가가 있고, 좋은 아침이라고 말해주는 아침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아서
현자님…….
네, 최고의 기상입니다.
현자
다행이다!
그러면 저, 아침밥이 완성될 때쯤 다시 부르러 오겠습니다.
현자
아서, 아키라입니다.
준비는 다 됐나요?
아서
네. 지금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아침입니다, 현자님.
현자
좋은 아침이에요, 아서.
그리고, 생일 축하합니다!
아서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식당으로 향해 볼까요.
현자
(……어라.)
문득, 내 옆에서 걷기 시작한 아서의 왼쪽 귀 위…….
뿅, 하고 솟아오른 뻗친 머리를 발견하고, 나는 무심코 손을 뻗는다.
아서
음?
아서는 내 손을 알아채고, 그대로 살짝 나에게 몸을 기대 왔다.
현자
……좋아요, 이제 됐습니다.
여기 머리카락이, 뻗쳐 있었거든요.
아서
아하하, 부끄럽네요.
아까 거울을 봤는데……. 특별한 날이라 들떠서 깨닫지 못했나 봅니다.
현자
아니에요. 아서의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분이 들어서, 조금 기뻐요.
아서
어라. 현자님, 당신에게도…….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서의 손가락이 내 오른쪽 귀에 살짝 닿았다고 생각하자, 부드럽게 귀 근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아서
……이걸로 됐습니다.
오늘도 아름다우세요. 아키라님.
현자
……!
올곧은 눈동자가 미소를 짓자, 나는 무심코 수줍게 웃었다.
현자
아하하…… 감사합니다.
오늘은 아서의 특별한 날이니까, 저도 들떠버렸던 걸지도.
하지만 제 머리도 뻗쳐 있었다니, 부끄럽네요.
아서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도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현자님의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분이 들어서, 저는 기쁩니다.
현자
아서…….
그럼 서로, 럭키였던 걸까요?
아서
네. 럭키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또 한 살을 먹은, 친구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기쁨을 곱씹으며.
카드 에피소드 [정말 좋아하는 냄새를 끌어안고]
아서
읏차.
앗, 현자님.
현자
안녕하세요, 아서.
그렇게 시트를 안고 무슨 일이신가요?
아서
지금부터 시트를 말리러 가려고 합니다.
조금 전에, 모두의 시트를 빨고 있는 카나리아를 보고 저도 돕고 싶다고 생각해서요.
현자
헉, 그랬군요!
저도 돕겠습니다!
아서
감사합니다. 현자님.
현자
아서야말로 감사를 받아야죠. 카나리아씨도 기뻐했을 거예요.
아니, 그보다 놀랐으려나? 왕자님이 시트를 말려준다니…….
아서
아하하, 그렇군요. 말을 걸었을 때 본인도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주변의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북쪽 국가에서도 그랬으니까요.
게다가…… 시트를 말리는 것은 좋아하는 집안일 중 하나랍니다.
현자
그래요? 참고로, 이유는요?
아서
이 시트가 마를 때를 생각하고 설레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빛을 많이 쬔 시트는, 햇님의 냄새가 날 테니까요.
현자
(……! 아서, 세탁물 광고 잘 어울리겠다…….)